코로나 비극, 빈곤층 아동들 학업 포기 속출
"봉쇄 후 아동 성착취물 유통은 오히려 증가"
22일 일본 지지통신은 "13세 필리핀 소녀가 스마트폰을 손에 넣으려다 성추행 피해를 봤던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필리핀에서는 당초 6월 학교가 문을 열 예정이었지만 개학 일정은 8월 하순으로, 그리고 다음 달 5일로 재연기됐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코로나 백신을 입수할 때까지 대면 수업은 없다"고 선언해버렸다. 결국 교육 현장에선 온라인 수업을 도입하게 됐다.
문제는 애나에겐 스마트폰도, 컴퓨터도 없었다는 점이다. 애나는 그동안 엄마에게 휴대폰을 사달라고 졸랐지만, 엄마는 딸에게 장사용 휴대폰을 빌려줄 뿐이었다. 집세도 밀릴 때가 많아 딸에게까지 휴대폰을 사줄 형편이 못 됐다. "다음에 사줄게, 기다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에 애나에게 스마트폰은 동경하던 것에서 필수품으로 바뀌어 버렸다. 폰이 없으면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값싼 휴대폰이라도 구하려면 3000페소(약 7만원)가 필요했지만, 코로나 19로 엄마의 벌이는 쪼그라든 상태였다. 일하려고 해도 손님이 뚝 끊긴 탓에 하루에 50페소(1200원)밖에 못 버는 날도 있었다.
지지통신은 "애나는 그날 밤 귀가하지 않았고, 다음날 남자와 있던 곳에서 경찰에 의해 구출됐다"고 보도했다.
소녀는 "남자가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위협해서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말만 했다. 이 남성은 유괴 및 성폭행죄를 추궁받았다고 지지통신은 보도했다.
메리는 "딸이 저렇게 혼자 고민하고 있는지 몰랐다"면서 딸을 꾀어낸 남성에게 분노가 치민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엄마 대신 여동생 둘을 잘 돌봐준 속 깊은 큰딸이 화를 입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졌다. 애나는 이 일이 있고 난 뒤 충격을 받아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상태로 지낸다고 한다.
인권단체인 국제정의단은 필리핀이 세계 최대 아동 성(性) 착취물의 원천 국가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에만 필리핀 어린이들의 성 착취 사진 60만장이 거래됐다.
특히 코로나 19 확산으로 필리핀에 봉쇄조치가 시행되며 아동 성 착취 자료의 온라인 판매도 늘었다고 현지 아동단체는 주장했다. 수업에 인터넷을 이용해야 할 필리핀 아이들은 기회를 누리지도 못하는데 성 착취 자료는 온라인으로 버젓이 유통되는 실정이다.
필리핀에선 코로나로 가정·교육 현장에 혼란이 빚어지며 아예 학업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속출했다. 필리핀에선 수업을 받는 모든 아동·학생은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만 몇 달째 이뤄지다 보니 일부에선 아예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나오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개학을 내달 5일로 재연기했지만 지난 21일 현재 등록 아동·학생 수는 지난해보다 320만명이나 적다. 지지통신은 "코로나로 올해 공부를 포기한 아동은 전체의 12%"라고 덧붙였다.
필리핀(인구 1억명·세계 13위)에서 22일 현재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9만명, 사망자는 5000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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