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제1회 대구시민원탁회의가 있었다. 참가시민을 대상으로 민선 7기 가장 먼저 시행해야 할 시정과제를 설문조사했다. 참석자들은 가장 시급한 시정 혁신 과제로 ‘지역산업구조 혁신’과 ‘대구형 청년보장제 도입’을 꼽았다. 인구유출과 청년인구 감소에 맞서 산업구조를 혁신하고 ‘청년이 머물고 싶은 대구’로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었다. 그 뒤를 이은 것이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 ‘어르신이 건강하고 편안한 도시 조성’이었다.
이날 발언한 20대 여학생은 “대학 4학년인데, 친구와 취업에 대해 이야기하면 모두 다 대구가 아닌 서울·부산으로 가려 한다”며 “대구에 계속 살았으나 대구의 산업구조에 대해 무지하다. 대구의 기업 정보를 청년에게 알려주고, 청년이 일하고 싶은 산업구조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2월에 나온 2019년 통계청 자료를 보자. 대구를 떠난 20~30대가 2019년 1만2천 명이 넘었다. 전년보다 84.9% 급증했다. 2006년 1만 6천명 이후 최다였다. 전국 특별·광역시도 17곳 중에선 경남의 1만 2천여명 다음으로 많았다. 대부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일자리와 교육 때문이다. 대구의 임금 수준은 특별·광역시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2018년 청년이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달라는 외침이 있었지만 여전히 청년들은 대구를 떠나야 살수 있다고 절규하는 것 같다.
대구시의 2018년 청년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출향 청년 200명 중 42%는 귀향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25~29세 사이 젊은 층의 귀향 의지가 가장 높았고 여성보다는 남성이, 기혼보다는 미혼이 더 많이 귀향을 원했다.
청년보장제, 청년희망프로젝트 등 청년정책의 종류도 많다. 이가운데 ‘일 경험 지원정책’은 총 8개 사업 120억 원 규모로 미취업청년 1천800명에게 다양한 일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원활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취업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 2월 대구에서 전국 최초로 구성된 청년위원회와 청년온(ON)은 현재 100명의 청년이 모이는 청년정책네트워크로 발전했다.
청년 정책을 추진하면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사회진입과 원활한 생애이행을 위해 희망사다리가 간절히 필요한 청년들에게 맞춤형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보장제 시행계획을 마련했다”며 “대구형 청년보장제 시행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과 도시의 정주여건 개선을 통해 청년 순유출을 줄이고 청년희망 도시공동체 대구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이 쓰일 곳은 많다. 도로도 놔야하고 문화에도 돈이 필요하고 어려운 사람도 도와야 한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없는 예산을 어디에 투입하는 것이 가장 대구에 효과적일까. 예산 절감이 과감하게 진행된다면 막 시작한 청년정책의 맥이 끊기고 대구로 오려던 청년들이 발길을 돌릴까 두렵다. 아이를 많이 낳아서 인구를 늘리자고 젊은이들을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대구를 떠나는 청년들을 붙잡는 것이 더 가깝고 쉬운 일이 아닐까. 그들이 돌아오면 도시의 문화도, 경제도, 교육도 살아날 수 있다. 대구시 김요한 청년정책과장은 예산절감 계획서를 보고 밤잠을 못 이룬다고 한다.
August 25, 2020 at 07:2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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