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팟캐스트 '스웨이'와의 인터뷰에서 4년 전 자신이 트럼프에게 졌을 때와 바이든이 처한 현재 상황이 다르기 다르다면서 승리를 예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바이든 승리를 예측하는 배경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2016년 있었던 러시아발 정보 조작(disinformation)이 2020년에는 더는 미국 유권자들에게 먹히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클린턴은 러시아의 선거 개입과 정보조작이 "나 때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통했지만,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번 속으면 속인 놈 잘못이지만, 두 번 속으면 내 잘못이라는 말도 있지 않으냐"면서 지난 대선의 학습 효과 덕분에 유권자들이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린턴은 "왜 내게 투표하지 않았는지 여러 학술연구가 진행됐는데, 정보조작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었다"면서 "영향력이 컸던 가짜 뉴스 중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 지지 선언을 했다는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정보를 접하고 그대로 믿어버리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것이다.
'자신을 탓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클린턴은 "내 선거 캠페인이었기 때문에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당시 러시아 개입은 전례가 없는 문제였다"고 항변했다. 그는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고 하면 당시에 누가 믿었겠느냐.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며 경계한다"고 설명했다.
클린턴은 "우파들이 나를 가차 없이 공격하는 것은 새로운 것도 없다"면서 "안타깝게도 인터넷이 그것을 증폭시켜 사람들이 믿도록 했다"고 말했다. "피자 게이트 운운하며 '절대 그(클린턴)에게 투표할 수 없어'라고 믿게끔 하는 우파의 음모론이 만연했다"고 주장했다.
셋째는 바이든이 여자 대통령 후보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는 승산이 있다고 봤다.
클린턴은 "내가 능력 있고 그 어떤 여성이 걸었던 길보다 멀리 갔다는 점이 일부 계층에게는 불편함을 줬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데 그 정도로 가까이 갔다는 점이 일부 계층을 매우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최근 기사에서 유권자들이 지난번에는 트럼프를 찍었지만 이번에는 바이든을 찍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읽었다면서 그중 한 유권자가 "지난번에는 여자애가 책임자가 되고 싶어했는데, 난 그게 걱정스러웠다"고 말한 게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클린턴은 여전히 여성이 리더가 되는 것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류가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많은 민주당 소속 주지사 가운데 젊은 여성인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를 유독 비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불행하게도 트럼프가 지난 4년간 보여준 행적을 보면 우리(민주당)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2016년에는 트럼프의 실력과 성향을 몰라 표를 줄 수도 있었으나 국정 경험을 본 유권자는 그렇게 하지 못하리라는 것이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리더십 부족을 경험한 미국인들이 이번 선거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바이든이 크게 이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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